완벽한 타인 (2018) - 구타유발자들 다음으로 가장 불편한 영화
19/05/27
완벽한 타인은 관심 밖의 영화였는데,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보고 난 후 염정아씨의 연기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그런데 스카이 캐슬이 나오기 바로 전에 촬영한 영화가 바로 완벽한 타인이라는 말을 듣고, 염정아씨의 연기를 한번더 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봤는데, 염정아씨 보다도 이 영화가 주는 불편함이 머리 속에 남았습니다.
아마도 2006년에 개봉한 영화 구타유발자들 다음으로 가장 불편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완벽한 타인 (2018) - 애수비 별점 : 8점
누적관객수 : 5,294,119명
5백만을 넘었다니 놀랬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40년 지기 고향친구들과 그들의 아내까지 총 7명이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만났는데, 식사를 하는 동안 한가지 게임을 하게됩니다.
그 게임은 각자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 스마트폰으로 연락이 오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게임이었는데, 각자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지만, 비밀이 없는척 하기 위해서라도 그 게임을 해야하는 불편함이 시작되고, 각자의 비밀이 하나씩 알려질 때마다, 서로를 정말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점점 타인이 되어갑니다.
그 비밀이라는 것이 나이가 어린 친구들사이에서 하는 고민 같은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들의 비밀이다보니 비밀의 수준과 수위가 꽤 쎈 편인데, 그래서 더 충격적이고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영화 구타유발자들을 극장에서 봤을 때,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구타를 하고 싶게 만들고,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은 불편함을 느껴서 영화 중간에 나갈까 고민까지 했었습니다.
상당한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그런 불편함과 구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 대단한 영화이긴 하지만, 다시 보라고 한다면 절대로 보지 않을 것 입니다 ㅎㅎ 내 시간을 써가면서 그런 불편함을 또 느끼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
완벽한 타인을 보면서 구타유발자들이 주는 불편함의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구타유발자들이 생각났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불편한 편이었습니다.
그 비밀이라는 것이 이 안의 7명과 관련 없는 비밀도 있고, 개인적인 비밀도 있는데, 가장 불편했던 것은 이 안의 사람들끼리 엮여있는 비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 그들의 의미 없어보이는 작은 행동이나 시선과 눈빛 하나하나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지만, 특히 태수 역을 맡은 유해진씨의 가부장적인 남편의 연기를 보고 이런 연기도 잘하는구나 살짝 감탄을 했습니다^^
염정아씨가 연기한 수현의 이중적인 모습과 행동이 얄밉기도 했지만,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는 가슴이 살짝 찡했습니다 ㅠㅠ
김지수씨가 연기한 예진이 이 불편한 게임을 하자고 주도한 인물입니다.
정신과 의사로써 이 게임을 하자고 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궁금했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이 게임을 주도한 이유와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제일 나쁜 X 이었습니다.
준모 역을 맡은 이서진씨의 연기를 보고 이런 역도 나름 잘 어울리네 싶으면서도 연기를 이렇게 잘하는 배우였나 하는 느낌표를 찍었습니다 ㅎㅎ
그런데 준모의 비밀은 정말이지 해도해도 너무했습니다;;
결국 최고의 피해자는 송하윤씨가 연기한 세윤이었습니다 ㅠㅠ
어찌보면 다른 사람들의 비밀은 그냥 모르고 넘어가도 될 비밀이었는데, 세윤의 남편인 준모의 비밀은 용서가 안됩니다!!
윤경호씨가 연기한 영배의 비밀과 고민을 알게 되었을 때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잠깐 공감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진웅씨가 연기한 석호는 가슴 아픈 사람 이었습니다. 다 알고 있었으면서 모른척 하고 참고 있으며 혼자서 노력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도만 한편으로는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좋은 아빠 였습니다. 이 게임을 하는 중간에 딸에게서 전화가 오는데, 남자친구와 외박을 고민하는 딸에게 해주는 말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아빠가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까요?! 저는 절대 못할 것 같습니다 ㅎㅎ
그렇지만 석호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는 저에게 불편함을 주었지만,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전부 좋았고, 한정된 공간에서 쉼 없이 타이트하게 이끌어가는 연출도 좋았고, 각자의 비밀들이 한가지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가지 상황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 무엇보다도 나의 비밀은 숨길 수 있는 상태로 남의 비밀을 엿듣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비록 불편한 비밀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
그리고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언제부턴가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었고, 그 안에는 숨기고 싶고 감추고 싶은 많은 비밀들이 있다는 점에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소재를 삼아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참신했습니다.
사람이 사는 3가지 삶(공적인 삶, 개인적인 삶, 비밀의 삶)과 같은 자막과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을 남자와 여자로 빗대어 대화하는 대사 같은 것들이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데, 책을 읽는 듯한 감성을 불러 일으켜 주는 점도 참 좋았습니다^^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친구들인줄 알았는데 비밀이 알려짐으로 인해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고, 또는 고민을 함께 풀어가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비밀을 굳이 알려고 하지말고 그냥 비밀로 남겨지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밀이 알려지면 어쩔 수 없지만, 비밀을 지켜주는 것도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벽한 타인 리뷰 포스팅을 하다보니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 영화가 불편했던 이유는 비밀의 그 사연 자체가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 비밀을 알게 됐다는 점이 더 불편했다는 것 입니다. 그 비밀을 몰랐다면 불편할 것이 전혀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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